고무줄놀이는 한때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던 놀이 중 하나로, 단순한 줄 하나로 신체활동과 협동심, 순발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전통 어린이 놀이입니다. 하지만 이 놀이가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어떻게 전파되어왔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고무줄놀이의 기원과 문화적 배경, 시대에 따라 변화된 모습들을 정리하여 그 역사와 의미를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고무줄놀이 역사
고무줄놀이는 이름 그대로 고무줄을 활용한 놀이입니다. 고무줄이라는 재료가 대중화된 것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으로, 산업화 시기 고무가 대량 생산되기 시작하면서입니다. 놀이로서의 고무줄놀이는 한국,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유사한 형태로 등장했으며, 초기에는 줄을 ‘줄넘기’처럼 이용하거나 일정한 규칙에 따라 점프하는 형태였습니다. 한국에서는 1950~60년대 이후 어린이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퍼졌습니다. 당시에는 운동장, 골목길, 학교 마당 등 어디서든 고무줄만 있으면 놀 수 있었고, 특별한 도구나 비용이 들지 않아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았던 시대에 매우 적합한 놀이로 자리 잡았습니다. 놀이는 주로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했지만, 시대에 따라 남자아이들도 함께 즐기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또한 고무줄놀이는 단순히 신체 활동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민속적 요소나 구전 동요, 규칙 등이 섞여 있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소속감을 느끼고, 또래 간의 협동이나 경쟁, 규칙의 이해 등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자연스럽게 쌓을 수 있었습니다.
고무줄놀이 지역별 방식
고무줄놀이는 지역에 따라 명칭과 방식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서는 "고무줄타기", "고무줄건너기"로 불렸으며, 줄의 높이와 단계에 따라 규칙이 달라졌습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발목 높이에서 시작해 무릎, 허리, 가슴, 목, 심지어 머리 위까지 줄을 점점 높이며 도전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이 과정을 “단계 올리기” 혹은 “레벨업”이라고 불렀습니다. 놀이방식은 고무줄을 양쪽에 고정한 뒤 한 명 또는 두 명이 중앙에서 정해진 동작을 따라하며 점프하는 형식입니다. 이때 특정한 구절이나 동요, 율동을 곁들이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며, 그 구절은 지역별로 다르지만 대개 리듬감 있고 반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 아이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고무줄이 뚝! 끊어지면 다시 맨다~” 같은 가사들이 반복되며 놀이의 흥미를 더했습니다. 특히 놀이 중 실수를 하면 순서가 바뀌거나, 줄의 높이를 낮춰 처음부터 다시 하는 등 유연한 규칙이 있었기 때문에 참여자 간 갈등이 크지 않았습니다. 또한 고무줄을 만드는 방식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시판되는 고무줄을 쓰는 경우도 있었지만, 고무대야나 타이어를 직접 잘라 쓰기도 했습니다. 고무줄놀이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의적으로 규칙을 만들어가는 전통놀이였습니다.
고무줄놀이 시대별 변천사
1970~80년대는 고무줄놀이의 전성기라 할 수 있습니다. 학교 운동장, 골목, 놀이터마다 아이들이 고무줄을 들고 모여 즐기는 풍경은 매우 흔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부터는 디지털 미디어와 실내놀이, 학업 중심 교육문화의 확산으로 점차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무줄놀이는 단순한 놀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최근에는 ‘전통놀이 교육’의 일환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체육 수업이나 자유놀이 시간에 고무줄놀이를 활용해 협동과 체력 증진을 도모하고 있으며,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의 ‘공감 놀이’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유튜브, 블로그 등에서는 고무줄놀이를 다시 배우는 콘텐츠가 유행하며 레트로 트렌드와 맞물려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무줄의 색깔, 탄성, 길이 등을 다양하게 조절해 새로운 방식의 고무줄놀이를 만드는 창작 활동도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기업에서는 놀이용 고무줄 상품을 출시하기도 합니다. 최근 몇 년간은 ‘실내 고무줄놀이’, ‘1인 고무줄놀이’ 등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놀이 방식으로도 변형되어, 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거의 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창의성이 결합되어, 고무줄놀이는 여전히 유효한 놀이 문화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무줄놀이는 단순한 놀이 그 이상입니다. 한 줄의 고무줄이 아이들의 사회성, 창의성, 신체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전통문화와 공동체 의식을 함께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이기도 합니다. 시대는 변했지만, 고무줄놀이가 주는 가치와 기억은 여전히 유효합니다.